직위 이용하거나 고용상 불이익 주는 것으로 보기 부족해도 해당돼
서울고법, 외국계회사, 중노위상대 소송 1심취소


직장 내 지위를 이용하거나 고용상 불이익을 주는 정도가 아니더라도 계속되는 성희롱은 해고사유가 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특별1부(재판장 박삼봉 부장판사)는 6일 직장내 성희롱을 이유로 직원을 해고 했다가 중앙인사위원회로부터 해고를 철회하라는 판정을 받은 외국계 회사 A사가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 취소청구소송 항소심(2007누9589)에서 1심을 취소하고 원고 승소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해고 이유인 성희롱 행위가 직장 내의 지위를 이용한 것이거나 성적요구 등에 대한 불응을 이유로 고용상의 불이익을 주는 것으로 보기에는 부족하다”면서도 “해고당한 직원인 B씨가 이전에도 성희롱으로 회사에서 경고조치를 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 각 지역 자회사의 책임자들을 상대로 운영보고를 하는 공식석상에서 성적의미가 내포된 부적절한 말을 하고, 회의 직후 회식자리에서 더욱 노골적인 성적언행들을 계속함으로써 회사의 위신을 크게 추락 시켰다는 점 등을 볼 때 징계해고는 정당하다”고 밝혔다.

회사직원인 B씨는 회식자리에서 여직원에게 ‘러브샷’을 강권하고 목에 입을 맞추려 하는 등 성희롱을 했다는 이유로 회사로부터 1차 경고를 받은 후 또 다른 회식자리에서 노골적인 성희롱을 했다는 이유로 해고당했다.

B씨는 ‘해고가 부당하다’라며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했고, 서울지방 노동위와 중앙노동위원회가 차례로 B씨의 손을 들어주자 A사는 노동위원회의 판정이 부당하다며 소송을 냈다.

엄자현 기자 mini@lawtimes.co.kr

이 게시물을..